금융권, ‘부실 털기’ 넘어 ‘건전성 강화’로 새로운 생태계 조성 중
- well-to-do73003
- 8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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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금융권의 주요 키워드는 단연 ‘정리’와 ‘재편’입니다. 단순한 숫자 정리나 손실 축소에 그치지 않고,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관리 역량 확장을 통한 생태계 전환으로 나아가는 분위기입니다. 상반기에만 약 2조 원 규모의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이 정리된 가운데, 하반기에는 1조 원 추가 정리를 목표로 하고 있어 업계 전반의 분위기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PF 연체율 개선 폭입니다. 총여신 연체율은 약 1.2%p 하락했고, PF 관련 연체율은 무려 5.8%p나 떨어졌습니다. 단기간 내 이처럼 뚜렷한 수치 개선이 나온 배경에는 단순 매각을 넘어 리스크 분산과 수익 재구성 전략이 동반된 ‘구조적 정리’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더불어 중소형 저축은행들의 대응 방식도 주목할 만합니다. 자체적으로는 관리 역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동으로 NPL(부실채권) 전문관리회사 ‘SB NPL’을 설립한 점은 전략적 연합으로 해석됩니다. 대부업 인가를 남겨둔 상황이지만, 금융당국의 기조와 업계의 의지가 맞물려 빠르게 실질적인 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NPL 전문조직화’는 장기적으로 중소 금융사들의 체력을 보완해주는 동시에, 채권 매각 협상에서의 협상력도 높여줄 수 있는 구조입니다. 특히 부실채권 규모가 작아도 관리 및 매각 과정에서의 정보 격차를 줄이고, 거래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역시 업계 흐름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정리 작업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하반기 내 PF 관련 부실 정리가 상당 수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며, 단순 일회성 조치가 아닌 상시 정비 체계를 도입하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습니다. 즉, ‘사후 정리’에서 ‘선제 관리’로 금융권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곧 금융권의 ‘신뢰 회복’과도 직결됩니다. 한동안 PF 부실 이슈는 금융사의 위험자산 관리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고, 일부 금융기관의 신용도 하락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변화는 신속한 대응과 체계적인 전략 실행을 통해 시장의 우려를 줄이고, 기관 신뢰도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남아 있습니다. 금리가 고점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PF나 중소형 부동산 사업자의 자금조달 여건은 여전히 녹록지 않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인식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만큼, 금융기관들은 리스크를 안고 가기보다는 리스크를 조기에 진단하고 분산시키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해가고 있습니다.
이제 금융권은 단순히 숫자를 줄이기 위한 ‘정리 작업’에서 벗어나, 수익성·안정성·지속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건전한 성장을 위한 구조조정’으로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이는 단기 실적보다도 중장기적인 금융시장 생태계를 안정화시키고, 궁극적으로는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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