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검색

기술금융의 재정의, '실질적 지원'에 무게 실은 새 평가체계의 성과와 과제

  • well-to-do73003
  • 7월 29일
  • 2분 분량

기술금융이 다시 '기술 중심'으로 돌아오고 있다. 2024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전면 개편된 기술금융 평가체계는 단순 실적보다 금융의 본래 역할, 즉 창업기업 지원과 신용 기반 대출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수년간 반복돼온 양적 공급 중심의 틀에서 벗어나, 질적 향상과 실효성 강화를 지향하는 구조적 전환이라 평가된다.

ree

금융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2024년 하반기 기술금융 테크평가 및 품질심사 결과’는 이러한 방향 전환이 구체적 성과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올해는 신용대출 실적과 창업기업 지원 비중의 배점이 대폭 확대되었고, 우대금리 제공 실적도 최초로 포함됐다. 그동안 ‘기술금융’이란 이름 아래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운용되던 대출 기조에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이다.




성과는 분명하다. 기업은행은 기술신용대출 잔액과 우대금리 제공, 통합여신모형 도입 준비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기술금융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것으로 평가됐다. 부산은행은 IP 담보대출 확대와 스타트업 지원 실적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지역은행의 저력을 입증했고, 우리은행과 경남은행 역시 각 리그 내 상위권을 차지하며 건전한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기술신용평가서 품질 부문에서도 진일보한 변화가 있었다. 평가기관 이크레더블과 아이엠뱅크(대구은행)가 ‘우수’ 등급을 받은 가운데, 현지 실사 강화, 세부 평가의견 의무화 등이 평가서의 신뢰성과 실효성을 높인 배경으로 작용했다. ‘미흡’ 등급이 단 한 곳도 없었다는 점은 민간-공공 협력이 점차 정교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하지만 빛과 그림자는 공존한다. 기술금융 공급규모는 절대적으로 감소했다.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2021년 316조 원에서 올해 303조 원으로, 평가 건수도 12만 건 이상 줄어든 상황이다. 금융위는 기술 연관성이 낮은 업종을 평가 대상에서 제외하고, 기준 자체를 강화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친 선별주의가 혁신기업 초기자본 공급에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평균 우대금리는 0.32%포인트로, 일반 중소기업 대출보다 0.14%포인트 낮은 수치다. 이는 기술기업이 실질적 금리 혜택을 체감하고 있다는 긍정적 지표지만, 신규 신용대출과 소액 여신 비중이 줄어든 점은 여전히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창업 초기기업과 자산 기반이 약한 기업들에게 필요한 무담보·소액 대출의 감소는 기술금융의 철학과 다소 충돌하는 면이 있다.


결국 이번 평가개편은 기술금융의 진정한 의미를 되짚는 계기가 됐다. '많이 빌려주는 것'보다 '제대로 빌려주는 것', 즉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에게 맞춤형 금융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 정책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금융 생태계의 표준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평가 이후의 사후관리와 지원체계도 함께 진화해야 한다.


향후 숙제는 명확하다. 창업 초기사에 필요한 자금 접근성을 확보하면서도 기술 타당성과 사업 가능성을 정교하게 판단하는 구조를 더 고도화해야 한다. 또한 혁신금융을 운용하는 은행, 평가기관, 정책당국 간 정보 연계 및 성과 공유체계도 병행 구축될 필요가 있다. 평가의 변화는 시작일 뿐, 진짜 변화는 ‘기술기업이 체감하는 금융 환경’에서 완성될 것이다.

 
 
 

댓글


© 2035 by Phil Steer . Powered and secured by Wix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