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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의 시대, 저물고 있는가? 글로벌 금융 지형도의 지각변동

  • well-to-do73003
  • 7월 29일
  • 2분 분량

지난 몇 년간 세계 경제는 전례 없는 격변기를 겪었다. 팬데믹,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 복합적인 충격이 금융시장에 파고들면서 '달러 중심의 세계 질서' 또한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달러 가치의 급격한 하락은 이러한 변화의 징후 중 하나일 뿐이다. 이제 우리는 단순한 환율 변화 이상의 흐름, 곧 글로벌 기축통화 체제의 변화 가능성을 진지하게 들여다볼 시점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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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는 오랫동안 세계 경제의 '앵커' 역할을 해왔다. 국제 무역의 결제수단이자 주요국의 외환보유 자산으로서 달러는 변함없는 위상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달러 중심 시스템은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제적 취약성이라는 근본적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의 정치 양극화, 부채 한도 논란, 통화정책의 예측 불가능성 등은 '안정된 달러'라는 신화에 금이 가게 만들었다.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사건은 단순한 평가가 아니다. 이는 '세계가 미국을 얼마나 신뢰하는가'에 대한 상징적인 경고였다. 미국 정부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의심이 커지면서, 달러에 대한 신뢰 역시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위기 상황에서 달러가 오히려 강세를 보이는 ‘안전자산’ 역할을 해왔지만, 지금은 그 신뢰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달러를 대체할 통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유로화는 유럽 내 정치적 통합의 불완전성, 일본 엔화는 지속적인 저금리 기조, 위안화는 자본 통제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는 현 체제가 영원히 유지될 것이란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대안 통화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조가 읽힌다.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화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으며, 디지털 위안 도입을 통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선도자로 나서고 있다. 브릭스 국가들 역시 미국 중심 금융 질서에 대한 대안을 고민 중이다. 이들은 최근 공동결제 시스템 구축과 자국 통화 결제를 통한 무역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자산의 부상도 기존 통화 시스템에 대한 도전의 연장선상에 있다.


물론 달러의 위상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일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세계는 달러 없는 세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무역과 금융의 탈달러화(de-dollarization)는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며, 이는 향후 몇 년간 세계 경제의 가장 큰 흐름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은 과도기다. 우리는 달러 패권의 균열을 목격하고 있으며, 아직 정답은 없다. 그러나 달러가 과거와 같은 절대적인 지위를 영원히 유지하리라는 가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새로운 시대의 화폐 질서는 아직 그 윤곽이 뚜렷하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그 서막이 이미 올랐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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