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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위협, 노년기 감염병에 대한 경계

  • well-to-do73003
  • 8월 8일
  • 2분 분량

감염병은 특정 연령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젊은층에 흔하다고 여겨졌던 HIV처럼, 중장년층 혹은 노년기에도 진단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노인은 감염병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회적 편견이 깊다. 이러한 인식은 조기 진단을 방해하고, 질병 악화를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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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의 HIV 감염 사례가 국내외에서 보고되고 있지만, 다수는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진단된다. 면역력 저하나 체력 감소를 단순한 노화로만 치부하고 넘어가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감염병을 의심하지 않다 보니 검사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8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감염병 선별 검사 지침은 거의 없으며, 통계조차 제대로 집계되고 있지 않다.


문제는 고령자의 삶의 조건이 감염병 진단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사회적 고립, 경제적 어려움, 정보 접근의 제약 등은 질병의 초기 증상을 스스로 인식하기 어렵게 만든다. 게다가 의료진과의 소통 역시 제한될 수 있어 증상이 명확해질 때까지 방치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는 치료 시기를 놓치는 원인이 되며, 치료 예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노년기의 감염병은 단지 의학적인 이슈를 넘어서 사회문화적 편견과도 맞닿아 있다. 질병보다 더 무서운 것은, ‘그럴 리 없다’는 고정관념이다. 성적 활동은 젊은 층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감염 가능성 또한 연령과 무관하게 열어둬야 한다. 특히 의료진은 노인 환자를 대할 때 ‘감염병과는 무관하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야 한다. 단순한 피로감, 체중 감소, 입맛 저하 같은 비특이적인 증상도 보다 정밀한 평가가 필요하다.


따라서 고령자에 대한 감염병 선별 검사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고려돼야 한다. 특히 입원, 시술, 혹은 기타 침습적 처치를 받는 고령 환자에겐 정기적인 HIV 검사 등을 포함한 감염병 스크리닝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미국 CDC는 이미 13세에서 64세까지를 정기검사 대상으로 권고하고 있지만, 향후 고령 인구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65세 이상에 대한 별도 기준 마련도 시급하다.


더불어 환자 본인이 증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사회적 교육과 환경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 예를 들어, 노인 대상 건강 교육에서 감염병의 증상과 검사 필요성을 안내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검사 경로를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문해력이 낮은 고령자를 위해 시각적 자료나 영상 기반의 정보 제공도 필요하다.


건강한 노후를 위한 준비는 단순히 운동과 식단 관리로 끝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질병에 대한 경계, 그리고 검사의 일상화를 통해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 사회 전체가 고령자도 감염병의 주요 대상일 수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의료 체계와 지침이 마련될 때, 진정한 의미의 ‘성인 건강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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