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열풍 그 이후, 스타트업 인재 쏠림 현상 가속화
- well-to-do73003
- 8월 1일
- 2분 분량
스타트업 생태계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한때 개발자 천국이라 불리던 게임 업계, AI 붐을 타고 급부상한 생성형 인공지능 스타트업들이 주도권을 잡던 시절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최근 그 주도권 싸움에 새로운 주자가 등장했다. 바로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은 더 이상 일부 코인에 국한된 기술이 아니다. 금융, 물류, 의료, 엔터테인먼트까지 산업 전반에 걸쳐 기술적 확장성을 입증하며 ‘다음 세대 인터넷’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자연스럽게 해당 기술을 개발하고 실현할 수 있는 인재에 대한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실제로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평균 연봉은 전 업종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이들이 지급하는 월급은 기존 평균치를 훌쩍 넘으며, 특히 우수한 개발 인력을 영입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단순히 연봉만 높은 게 아니라, 스톡옵션, 원격근무, 유연 근무제 등 젊은 세대에게 매력적인 복지 제도까지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인재 유입이 자연스레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임시 현상이 아니다.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관심이 단기적 유행에서 벗어나 점점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스테이블코인 같은 제도화된 암호화폐 기술은 글로벌 금융사들과 각국 정부 기관의 눈길을 끌며 지속적인 연구와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실생활과 연결되는 순간, 그 파급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성장세는 채용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2015년 단 7곳에 불과하던 블록체인 스타트업 수는 불과 9년 만에 56곳으로 늘었고, 종사자 수도 30배 이상 증가했다. 일자리의 질과 양이 동시에 확대된 드문 사례다. 더욱이 이 스타트업들 중 다수가 초기 투자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연봉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성장 가능성을 인정하고 자금을 아낌없이 투입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반면 여전히 전통적인 업종, 특히 비영리·서비스 분야의 처우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평균 월급 300만원 초반대에 머무르는 사회복지, 농수산업 분야와 블록체인, AI 같은 기술 집약 산업 간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급여 격차를 넘어 산업 전반의 가치 배분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중요한 건 '지속가능성'이다. 블록체인 산업의 급성장은 분명 고무적이지만, 그 속도가 너무 빠른 나머지 제대로 된 규제나 윤리적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채 기술이 앞서가는 상황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인재 쏠림 현상 역시 특정 분야로만 자원이 집중되면 결국 균형 있는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결국 스타트업의 생존 경쟁에서 중요한 건 기술력뿐만 아니라, 얼마나 건강한 조직 문화를 형성하고, 사회적 책임까지 고려한 운영 방식을 택하느냐에 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 현재의 금전적 우위를 장기적인 경쟁력으로 전환하려면, 단순히 연봉 경쟁을 넘어서는 철학과 방향성을 갖춰야 할 시점이다. 지금이야말로 '기술 중심 성장'에서 '사람 중심 성장'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때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