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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이야기할 용기, 건강한 삶의 시작입니다

  • well-to-do73003
  • 8월 8일
  • 2분 분량

많은 사람들은 죽음을 먼 미래의 일로 여깁니다. 마치 내 일이 아닌 듯 애써 외면하곤 하지요. 하지만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단순히 삶의 끝을 준비하는 행위가 아니라, 현재를 더 건강하고 충실하게 살아가기 위한 가장 진지한 질문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삶을 소중히 여기는 만큼, 죽음에 대해서도 성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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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건강이라는 주제를 다룰 때, 흔히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같은 수치를 먼저 떠올립니다. 물론 이러한 신체 지표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하지만 ‘삶의 질’이라는 큰 그림을 그려보면, 건강은 단지 질병이 없는 상태를 넘어서야 합니다. 병든 몸을 치료하는 것만큼, 나답게 생을 마무리할 권리를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죽음에 대한 인식 전환'입니다.


많은 사람이 삶의 마지막 순간을 병원에서 맞이합니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75% 이상이 병원에서 사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설문조사를 해보면,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 곁에서', '집에서', '고통 없이' 편안하게 생을 마감하길 원한다고 말합니다. 바람과 현실 사이의 괴리는 꽤 큽니다. 그 이유는 죽음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금기시되고, 대화조차 꺼려지는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죽음을 미리 생각하고 준비하는 문화는, 단순한 상실이 아닌 삶의 일부로 죽음을 수용하도록 돕습니다. 실제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유언장 작성, 장례 계획 등 죽음에 대한 준비는 곧 자신의 가치를 돌아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삶의 우선순위가 명확해지고, 타인과의 관계도 다시 보게 됩니다.


가족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해본 적 있으신가요? 부모님의 뜻을 알고 계신가요? 혹은 자신의 죽음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맞이하고 싶은지 정리해보신 적은요? 이런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할 수 없다면, 지금이 바로 그 이야기를 시작할 때입니다.


죽음은 두려운 일이지만, 더 두려운 것은 준비하지 않은 죽음입니다. 병이 들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태에서 누군가는 반드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그 순간이 오기 전, 미리 나의 뜻을 가족에게 전해두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운 시간을 훨씬 줄일 수 있습니다.


의료 현장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을 반영해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고 있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분명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은 '혹시 불길한 일이 생길까 봐'라는 이유로 죽음에 대한 대화를 피하고 있습니다.


죽음은 인생의 마지막 과정일 뿐, 실패나 패배가 아닙니다. 오히려 삶을 얼마나 주체적으로 살아왔는지 보여주는 가장 진솔한 무대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삶의 끝자락을 존엄하고 평화롭게 맞이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이야기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성인 건강은 단지 몸의 건강을 뜻하지 않습니다. 심리적·정신적 안녕, 그리고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나답게 살아가는 선택지까지 포함해야 합니다. 오늘 하루, 건강검진을 예약하는 것처럼 ‘내 삶의 마지막’도 조심스럽게, 그러나 분명하게 계획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지금 우리가 죽음을 말할 용기를 낼 때, 진짜 건강한 삶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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