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말할 수 있는 용기, 성인의 건강한 삶을 위한 마지막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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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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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학은 생명을 연장하는 데 있어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지만, 오히려 그 기술이 인간의 삶에 깊은 물음을 던지고 있다. 생명을 단순히 연장하는 것이 진정한 건강일까? 특히 성인기에 접어들면서 우리는 단순한 치료와 예방을 넘어서, ‘삶의 끝’까지 아우르는 건강관리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있다.

많은 사람들은 질병이 닥쳐오기 전까지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생의 일부이며, 그 마지막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는 건강한 삶만큼이나 중요하다. 최근 의료계에서도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고통 없이 죽음을 맞이하자는 개념이 아니라, 스스로의 존엄을 지키며 마지막까지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겠다는 태도다.
특히 성인은 나이가 들수록 만성질환이나 예기치 못한 사고, 중병의 위험이 높아지기에, 갑작스러운 의료 결정 상황에 놓이기 쉽다. 이럴 때를 대비해 사전에 자신의 의사를 명확히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연명의료계획서나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같은 제도를 통해, 본인의 의사에 따라 치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이는 단지 본인의 선택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에게도 불필요한 갈등과 고통을 줄여주는 배려가 된다.
건강한 성인이 스스로 죽음을 준비한다는 건 결코 비관적이거나 패배적인 일이 아니다. 오히려 남은 삶을 더욱 의미 있고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용기 있는 선택이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스스로의 가치를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죽음은 더 이상 두려움이 아니라 인생의 마지막 ‘정리’가 될 수 있다.
또한 ‘죽음’을 통해 지금의 삶을 더 풍요롭게 가꿀 수도 있다.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자각할수록 현재의 소중함을 더 크게 느끼게 되고, 건강을 관리하는 태도 또한 변하게 된다. 불필요한 치료나 약물에 의존하기보다는 운동과 식습관, 정신 건강까지 포함한 전인적 건강 관리로 삶의 질을 높이고자 노력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역사회나 의료기관에서도 웰다잉 교육과 상담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존엄한 삶을 완성할 것인가'를 성찰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누구나 건강할 때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우리 사회 전체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교육과 공론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죽음을 피할 수 없다면, 그 순간까지 내 삶을 내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건강 아닐까. 성인 건강 관리란, 단지 병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를 조망하며 ‘잘 살아가기’ 위한 준비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끝에 있는 죽음조차도, 두려움이 아닌 또 하나의 인생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준비를 할 줄 아는 사람만이, 오늘 하루도 진심으로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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