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의 꿈, 현실이 되기 위한 또 다른 조건들
- well-to-do73003
- 7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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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 정책, 주주환원 강화, 외국인 투자 확대 등의 호재들이 맞물리며 코스피는 오랜만에 3200선을 돌파했다. 일각에서는 ‘코스피 5000 시대’에 대한 기대감까지 나오고 있지만, 단순한 기대만으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목표다. 주가의 본질적인 가치는 결국 기업의 실적과 경제의 펀더멘털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가 진정으로 ‘5000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단기 부양책을 넘는 구조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다시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AI,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혁신 기업의 등장은 코스피의 전반적인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단순히 ‘이익 성장’이 아닌 ‘질적인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투자자 신뢰 회복도 필수적이다. 최근 들어 주주환원 확대,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 시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꼬리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기업의 지배구조가 투명하지 않고, 의사결정 구조가 폐쇄적이며,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면 장기투자는 꺼려질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은 단기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지만, 정부와 기업 모두가 일관된 방향성을 유지할 때만이 점진적인 개선이 가능하다.
아울러 국내 소비와 투자 심리 회복도 중요하다.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내수가 살아날 수 있도록 국민소득 증대와 중산층 강화를 위한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기업 실적의 기반이 되는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가는 결국 허상에 불과하게 된다. 최근 청년층을 중심으로 투자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경제 성장’이 아니라 낮은 금리와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단기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 실물경제의 뒷받침 없는 증시는 모래성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한국 증시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자각할 필요가 있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실패, 낮은 ESG 평가, 글로벌 연기금의 투자 비중 부족 등은 여전히 한국 시장이 구조적으로 외면받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글로벌 자본의 눈높이에 맞는 제도 정비와 정보의 투명성 확보는 결국 ‘5000’이라는 숫자를 현실로 만들 수 있는 마지막 퍼즐이다.
코스피 5000, 결코 허황된 목표는 아니다. 다만 지금과 같은 단기 처방만으로는 도달하기 어렵다. 구조적 개혁, 산업의 질적 전환, 투자자 신뢰 회복, 글로벌 시장과의 정합성 등 복합적인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그 여정은 쉽지 않겠지만, 만약 그 문턱을 넘는다면 한국 증시는 단순히 숫자 이상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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