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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옵션 시계는 째깍째깍… ‘침묵의 11번가’에 FI들이 지친다

  • well-to-do73003
  • 8월 1일
  • 2분 분량

SK스퀘어와 11번가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있다. 지난 수년간 인내심을 발휘하며 SK스퀘어의 전략적 결정을 기다려온 이들이지만, 이제는 ‘답답함’을 넘어 ‘지침’의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유는 간단하다. 콜옵션 행사 시점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SK스퀘어는 여전히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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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옵션은 단순한 금융기법 그 이상이다. FI 입장에서는 투자금을 회수하고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권리다. 그러나 11번가의 경우, 이 권리는 말 그대로 '장식품'처럼 방치되어 온 셈이다. 2023년 말 콜옵션 행사를 SK스퀘어가 이사회 차원에서 미뤘을 때도 FI들은 묵묵히 기다렸다. 최소한 전략적 방향에 대한 소통이라도 있었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침묵뿐이었다.



더 큰 문제는 SK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의 ‘차별적 대응’에 있다. SK온, SK에코플랜트 등 다른 계열사들에 투자한 FI들에게는 계획적인 상환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1번가 FI들 사이에서는 상대적 박탈감과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우리가 뭘 잘못했나?”라는 자조 섞인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이 SK스퀘어의 리스크 관리 능력과 투자자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11번가는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한때 선두주자로 주목받았지만, 최근 몇 년간 성장 동력이 꺾이며 존재감이 옅어졌다. 이에 따라 SK스퀘어는 경영권 매각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FI들로서는 SK스퀘어의 전략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다.


사실 FI와 전략적 투자자 간의 관계는 '동행'이다. 자본을 제공하고 성장을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로서 상호 신뢰가 핵심이다. 그런데 지금 11번가 사례에서 보이듯, 일방적인 침묵과 정보의 비대칭은 동행의 기본을 흔드는 요소다. 특히 자금 회수가 목적인 FI 입장에서 콜옵션 행사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곧 ‘리스크’다. 이미 시한은 정해져 있다. 오는 10월 중순부터 12월 사이, SK스퀘어는 다시 한 번 콜옵션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남은 시간이 두 달 남짓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FI들의 초조함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금이 SK스퀘어가 선택과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는 사실이다. 단순히 콜옵션을 행사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시장의 신뢰, 투자자와의 관계, 향후 자금조달 능력 등 모든 요소가 이 결정에 연동돼 있다. 전략적 유연함도 좋지만, 명확한 방향성과 소통은 그 자체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자산이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콜옵션이라는 ‘타이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째깍째깍 움직이고 있다. SK스퀘어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간단하다. 말을 해야 한다. 명확하게, 책임 있게. 그게 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끝낼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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