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 부동산 신탁사의 저력 재확인되다
- well-to-do73003
- 8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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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금시장에서 눈에 띄는 움직임이 있었다. 신용등급이 A- 수준에 불과한 신한자산신탁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자금 유치를 이뤄낸 것이다.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비우량등급’으로 분류되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수요예측 결과가 목표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을 기록했다는 점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단순히 높은 금리에 대한 반응이라기보다, 부동산 신탁사의 구조와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로도 읽힌다.

현재 회사채 시장은 금리 인상의 여파로 보수적인 투자기조가 강하다. 특히 부동산 관련 기업들은 기준금리 상승과 공사비 인상, 미분양 증가 등의 악재가 겹치며 리스크가 크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신한자산신탁 사례는 이러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일부 부동산 신탁사들이 여전히 탄탄한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물론 신한자산신탁 역시 어려움을 겪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말 신한자산신탁의 단기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하며 수익성 악화를 지적했다. 이는 최근 부동산 개발 시장의 침체와 맞물려 토지신탁의 대손충당금 적립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이번 수요예측에 대거 참여했다. 이 점은 향후 부동산 시장이 회복 국면에 들어섰을 때 신한자산신탁이 다시 수익성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를 내포한다.
또한 이번에 결정된 표면금리인 연 5.47%는 현재 시중 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매력적인 수익률로 평가된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비쳤을 것이다. 특히 AA급 이상의 초우량채권 수익률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일정 수준의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기관이라면 A- 등급의 우량 중위권 채권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신한자산신탁의 사례는 부동산 신탁업계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여전히 부동산 경기 둔화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회복세를 탈 수 있을지에 대한 신호를 회사채 시장이 먼저 보여준 셈이다. 특히 신탁업은 금융사 중에서도 보수적인 자산관리 구조를 가지고 있어, 외부 충격에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향후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은 여전히 크지만, 그 안에서도 투자자들은 저평가된 기업과 자산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신한자산신탁의 수요예측 성공은 그러한 흐름을 대표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결국 자본시장은 단기적인 지표보다 중장기적인 신뢰와 회복 가능성에 투자하는 곳이다. 이 같은 사례는 향후 다른 신탁사와 중견 부동산 기업들에게도 하나의 긍정적인 전례가 되어줄 것이다.
이번 수요예측 흥행이 단순한 ‘돈의 유입’으로만 끝나지 않길 바란다. 그것이 향후 부동산 신탁업의 재도약을 알리는 서막이 된다면, 투자자와 기업 모두에게 진정한 ‘윈-윈’의 기회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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